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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키와 아디다스의 반인종주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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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1,050회 작성일 20-06-21 05:00

본문

아디다스는 지난해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해방된’이라는 이름의 순백의 신발을 출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지난해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해방된’이라는 이름의 순백의 신발을 출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철회했다. / 아디다스

미국 백인 경찰 데릭 쇼빈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은 대기업의 마케팅 풍경도 바꿔놓았다.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인종차별 반대 경쟁을 벌였다. 나이키는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자사 대표 광고 문구인 ‘그냥 해(Just Do it)’를 패러디해 “하지 마라(Don’t Do It)”라는 트윗을 올렸다. 경쟁사인 아디다스는 그 게시물을 리트윗하며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전진하는 방법”이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침묵은 공모”라고 했다. 아마존은 악플을 다는 사람에게 “잃어서 행복한 고객”이라고까지 했다.

기업이 찬반이 극명하게 갈리는 사회 쟁점에 명확한 견해를 밝힌 것은 이례적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고도의 ‘계산된 결정’이라고 분석한다. 아메리커스 리드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마케팅 교수는 지난 5월 31일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가치와 정체성 기반의 일종의 표적 마케팅”이라고 분석했다.

스포츠용품 기업인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주요 고객층인 흑인 청소년의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인종차별 반대가 백인 고객을 잃는 결정도 아니다. CNN이 6월 8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미국인의 84%가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공감한다고 답했다. 기업들은 잠재적 고객 16%를 버리는 대신 84%의 편에 적극적으로 서면서 고객과 ‘친밀감’을 높이려는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나이키는 지난해 7월 노예제 시대의 미국 초기 국기를 형상화한 신발을 출시했다가 인종차별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회수했다. 13개 별이 그려진 초기 성조기는 이 도안을 고안한 사람의 이름을 따 ‘베시 로스기’라고 불린다. / 나이키
나이키는 지난해 7월 노예제 시대의 미국 초기 국기를 형상화한 신발을 출시했다가 인종차별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회수했다. 13개 별이 그려진 초기 성조기는 이 도안을 고안한 사람의 이름을 따 ‘베시 로스기’라고 불린다. / 나이키

나이키 대 아디다스

사실 나이키와 아디다스는 최근 몇 년간 좌충우돌하며 ‘인종차별 반대는 돈이 된다’는 사실을 체감해왔다. 나이키는 2018년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기념해 ‘평등(이퀄리티)’이라는 이름의 신발을 출시하며 정치적 메시지를 마케팅에 활용했다. 이 검정 스니커즈의 겉면에는 ‘이퀄리티’라는 단어가, 안감에는 흑인 해방 운동가인 마틴 루서 킹 주니어의 상징적인 연설 제목인 ‘나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를 새겼다.

나이키는 한발 더 나아가 같은 해 9월 ‘무릎 꿇기 시위’의 원조인 미식축구선수 콜린 캐퍼닉을 간판 광고모델로 발탁했다. 2016년 흑인 사망 사건에 항의해 경기 시작 전 미국 국가가 흘러나올 때 한쪽 무릎 꿇기 시위를 벌인 뒤로 캐퍼닉은 일종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새 팀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나이키가 캐퍼닉의 사진과 함께 사용한 광고 문구는 “모든 걸 희생해야 하더라도 신념을 가져라”였다.

나이키의 파격적인 광고 전략은 미국에 격렬한 논쟁을 촉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해 9월 7일 트위터에 “나이키는 분노와 불매운동으로 완전히 죽어가고 있다”, “나이키는 대체 무슨 생각이었나?”라며 ‘국가(國歌) 모독’에 대한 모욕감을 토로했다. 하지만 나이키의 결정은 매출에서는 성공으로 판명났다. 9월 넷째 주 온라인 매출이 31% 늘어났다.

반대로 인종차별 논란에 호되게 당한 적도 있다. 지난해 7월 나이키는 노예제 시대의 미국 초기 국기를 형상화한 신발을 출시했다가 인종차별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고 제품을 회수했다. 별이 51개인 현재 미국 국기와는 달리 13개 별이 그려진 초기 국기는 백인우월주의단체인 ‘쿠 클럭스 클랜(KKK)’이 차용한 적이 있다. 자사 광고모델 콜린 캐퍼닉이 인종차별 비판에 가세해 나이키의 회수 결정을 이끌어내자, 이번엔 공화당 의원들이 나이키를 ‘반애국적’이라고 비판했다.

다소 논쟁적인 ‘국기 논란’의 결과는 어땠을까. 뉴욕에 본사를 둔 시장조사기관 NPD 스포츠 산업 분석가인 패트 파월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모든 지표가 나이키에 긍정적이었다. 소셜 미디어에 대한 언급이 증가하고, 매출이 증가하고, 광고 캠페인으로 많은 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나이키의 결정은 핵심 고객층인 밀레니얼과 Z세대 소비층과 일치하고 있다. 만약 나이키가 다른 사람을 소외시켰다면 그들은 나이키를 많이 사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했다.

아디다스도 반인종차별 논란으로 신발을 출시했다가 회수한 흑역사가 있다. 지난해 2월 흑인 역사의 달을 맞아 ‘해방된(Uncaged)’이라는 이름으로 순백의 캔버스화를 내놨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흑인 역사의 날을 맞아 모든 흑인더러 백인이라도 되라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나이키가 지난 5월 29일 “미국에 문제가 없는 척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트윗하자, 아디다스가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가는 길이자, 변화를 만드는 길”이라는 코멘트를 달아 리트윗했다. / 아디다스 트위터 화면 갈무리
나이키가 지난 5월 29일 “미국에 문제가 없는 척하지 마세요”라는 글을 트윗하자, 아디다스가 “함께하는 것이 우리가 앞으로 나가는 길이자, 변화를 만드는 길”이라는 코멘트를 달아 리트윗했다. / 아디다스 트위터 화면 갈무리

소수인종의 유리천장

다양성은 ‘기업 리스크’를 줄이는 경영전략으로도 중요하다. 아디다스 노동자들은 소수인종이 의사결정 구조에 들어갔다면 흑인 역사의 달에 ‘올화이트 신발’ 출시 같은 실수는 잡아낼 수 있었다고 지적한다. 이제 아디다스 노동자들은 본사에 실질적인 직장 내 평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흑인의 목숨은 소중하다’는 시위를 지지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아디다스의 인종 구성은 미국 내 인종차별 피라미드를 체계적으로 보여준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해 6월 포틀랜드 캠퍼스의 약 1700명의 아디다스 직원 중에서 백인은 78%에 달한다. 아디다스 측은 미국 소매점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 노동자를 포함하면 전체 직원의 55%가 유색인종이라고 해명했지만, 본사 정규직으로 올라가면 흑인 비율은 4.4%(75명)에 그쳤다. 임원급으로 가면 전 세계 약 340명 부사장 중에 흑인은 1%인 3명에 불과했다. 시온 암스트롱 아디다스 북미지역 사장은 “왜 더 많은 흑인이 승진하지 못하느냐?”는 질문에 “준비된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해 흑인 노동자들이 반발했다.

나이키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나이키 부사장 353명 중에 흑인은 8%인 29명에 그쳤다. 나이키의 전설적인 에어조던 시리즈를 디자인했던 흑인 디자이너 드웨인 에드워즈는 “기업들은 아프리카계 미국 어린이들을 그들의 상품에 끌어들이기 위해 마케팅과 광고에 수십억 달러를 소비하지만, 그들은 내부에 있는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을 지원하기 위해 많은 것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흑인 노동자들의 투쟁은 미국 전역에 퍼진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계기로 최근 작은 변화를 만들어냈다. 아디다스는 지난 6월 9일 신규채용 직원의 30%를 흑인과 라틴계 지원자로 뽑기로 하고, 흑인 사회를 위해 2000만 달러(약 239억3000만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자본주의 진화를 위한 기업 내 ‘반인종차별 투쟁’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2006201742001&code=970100#csidx06a3888fa91b61ba8d692a1e3dc68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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