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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져도 모르는 여성들···강윤성 타깃된 '노래방 도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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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댓글 0건 조회 5회 작성일 21-09-07 15:35

본문

강윤성 ‘전자발찌 훼손’ 살인 피해자 두명 ‘도우미’
전화번호 착오로 대상 바뀌어…실종돼도 신고 안 해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끊기 전인 지난 8월26일 오전 렌터카에 주유를 마친 뒤 차량에서 내린 모습. CCTV 화면 캡처
여성 2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강윤성이 전자발찌를 끊기 전인 지난 8월26일 오전 렌터카에 주유를 마친 뒤 차량에서 내린 모습. CCTV 화면 캡처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훼손 전후 여성 2명을 살해한 강윤성(56)의 범죄 타깃이 된 이들은 범죄에 취약한 ‘노래방 도우미’였다. 첫 번째 피해 여성은 살해된 지 사흘이 지나 강씨가 자수할 때까지 실종 신고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손쉽게 불러낼 수 있는 데다 범행 은폐가 용이하다는 점 때문에 이 직종 여성들이 강력 범죄 위험에 상시적으로 노출돼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강씨는 지난 5월6일 교도소에서 가출소한 이후 서울 송파구 일대 노래방을 다니며 유흥을 즐겼다. 강씨가 살해한 첫 번째 여성 A씨(40대 후반)와 두 번째 여성 B씨(50대 초반) 모두 노래방에서 만났다. 모두 직업소개소를 통해 연결된 노래방 도우미들이었다. 경찰 조사에서 강씨는 A씨를 살해하기 전 동종업계의 또 다른 여성을 유인하려고 했는데, 번호 착오로 연락하지 못하자 대상을 바꿨다고 진술했다.
A씨가 살해된 시각은 지난달 26일 오후 9시30분에서 10시 사이다. 강씨는 A씨를 살해한 다음날 오전 그의 신용카드로 스마트폰 4대를 구입해 되팔았다. 지난달 29일 오전 3시 B씨를 살해한 직후인 오전 8시 경찰서에 자수할 때까지 A씨에 대한 실종 신고는 없었다. 경향신문과 만난 한 업계 관계자는 “한 달이 지나도 연락이 안 되는 여성들이 수두룩한데 사흘 정도 연락 닿지 않는 걸 누가 걱정하느냐”며 “딱 하루 일하고 안 나오는 도우미들도 있어서 그냥 ‘그만뒀나 보다’ 생각할 뿐”이라고 말했다.
강씨의 두 번째 범행 대상인 B씨도 실종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강씨는 살해 동기에 대해 “(B씨에게) 빌린 돈 2000만원 중 일부를 변제했음에도 전부 갚으라는 재촉을 받았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파구의 한 노래방 업주는 “강씨가 2000만원으로 송파구 일대를 다니면서 여성 도우미를 부르고 유흥비로 쓰고 다닌 걸로 안다”고 전했다. 경찰은 강씨가 기초생활수급비로 받은 약 600만원과 화장품 판매 등 경제활동을 하면서 번 돈 가운데 일부도 유흥비로 탕진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다른 노래방 업주는 “강씨가 자수하지 않았다면 세번째 희생자가 나오지 않았으리란 보장이 없다”면서 “아무도 찾지 않는 죽음이어서 더 안타깝고 죽은 사람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노래방 도우미를 표적으로 삼은 흉악범죄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경기 서남부에서 여성 7명을 납치해 잔혹하게 살해한 강호순 사건의 경우 7명 가운데 3명이 노래방 도우미였다. 엽기적인 살인 행각을 벌인 유영철이 2003년 9월부터 2004년 7월까지 살해한 피해자 21명 중에서도 11명이 도우미나 출장안마사 등이었다.
노래방 도우미들은 이처럼 범죄 위험에 노출돼 있고 알선업자 등에게 23%에 이르는 높은 수수료를 내야 하는 데도 생계를 위해 일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A씨도 가족과 떨어져 혼자 살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음악산업진흥법에 따르면 노래방 도우미를 고용, 알선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직업 자체가 불법적이다보니 이들은 범죄 피해를 당하거나 위협을 느껴도 신고를 쉽게 할 수 없는 형편이다. 음지에서 생활하다 보니 실종이 되더라도 제때 알려지지 않는다.
최근 보건당국의 코로나19 방역 위반 단속 사례에서 발견되듯 노래방 도우미를 찾는 수요는 여전하고 생업 차원에서 어쩔 수 없이 일을 하는 이들도 존재한다. 이들을 단속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보호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정아 한림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직업적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지만 도우미들도 임금을 받으면서 오락서비스를 제공하는 노동자들”이라며 “정부는 이들을 범죄로부터 어떻게 보호할지, 생활 안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변혜정 전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원장은 “사회에서도 노래방 도우미를 불법으로 몰아세울 것이 아니라, 도우미를 원하는 수요가 있는 현실을 감안해 이들을 보호하는 사회 제도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밤에 일하는 여성들이 언제라도 범죄에 노출될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해 이들이 위험에 놓일 때 주저없이 신고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national/national-general/article/202109070600011#csidx59530fbeb62ed5f8cfdc3100696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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